줄거리
영화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는 독일 작가 파트릭 쥐스크린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감독은 톰 티크베어가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18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벌어지는 한 남자의 비정상적인 삶을 그리며, 인간의 감각과 욕망, 그리고 그에 따른 도덕적 추락을 탐구합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장-바티스트 그레누이(벤 위쇼)라는 인물입니다. 그는 1738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후, 부모에게 버려지고 고아원에서 자라납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엄청난 후각 능력을 지니고 있어, 사람들의 냄새는 물론이고, 자연의 향기까지도 완벽하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이 특별한 능력은 그를 외톨이로 만들며, 그는 점차 자신의 능력을 탐구하고 더 큰 욕망을 품게 됩니다.
그레누이는 향수를 만드는 기술에 빠져들며, 결국 최고의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사람들의 체취를 모은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자신이 원하는 향기를 완성하여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향수를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향수의 재료가 되는 것은 살아 있는 여성들의 체취입니다. 그레누이는 향수를 만들기 위해 무고한 여성들을 살해하고, 이를 통해 ‘완벽한 향’을 얻으려 합니다.
영화는 그레누이가 향수를 만들기 위한 과정과 그의 심리적 변화를 추적하면서,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어두운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립니다. 그레누이는 향수의 힘을 통해 사람들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며, 결국 그의 욕망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파멸로 몰아넣습니다.
인간의 내면
‘향수’는 단순히 한 사람의 연쇄살인 사건을 다루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본성과 욕망, 그리고 감각이 어떻게 인간을 지배할 수 있는지에 대해 깊이 파고듭니다. 그레누이는 태어날 때부터 특이한 능력을 가진 인물로,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인식합니다. 향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파악합니다. 그가 지닌 능력은 일종의 천재성이지만, 그로 인해 그는 고립된 존재가 되며, 결국 자신만의 세상에 갇히게 됩니다.
영화는 그레누이가 향수를 만들기 위한 과정에서 그의 내면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탐구합니다. 그레누이는 향수를 통해 세상을 지배하려는 강력한 욕망을 품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들의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합니다. 이는 그가 세상과의 연결을 원하지만, 동시에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모순적인 상황을 보여줍니다. 그레누이의 심리적인 고독과 외로움, 그리고 그로 인한 범죄는 인간 존재의 불안정성을 드러냅니다.
또한, 영화는 향수라는 매개체를 통해 감각이 인간의 행동과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인간의 향기에 대한 민감함은 단순히 생리적인 반응을 넘어서, 감정과 관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향기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영화 내내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며, 이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끌리거나 혐오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평점
영화는 개봉 당시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그 독특한 미학과 심리적 깊이로 많은 영화 팬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의 평점은 대체로 7점대에서 8점대 사이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그레누이 역을 맡은 벤 위쇼의 연기와 영화의 시각적인 미장센, 음악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로튼 토마토에서는 60% 이상의 신선도를 기록하며,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꽤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 충격적인 내용과 잔혹한 범죄 묘사로 인해 일부 관객들에게는 불편함을 주기도 했습니다.
총평
‘향수’는 단순히 살인자의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인간의 본능적 욕망과 그로 인한 도덕적 타락을 탐구하는 철학적인 작품으로, 예술적으로도 상당히 뛰어난 작품입니다. 영화의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극적인 긴장감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소이며, 음악 역시 이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심화시킵니다. 특히, 향수를 주제로 한 영화에서 향기라는 감각을 시각적, 청각적 요소로 표현한 점은 매우 창의적이고 독특합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로 인해 전개가 상당히 어두워지며, 일부 관객에게는 너무 충격적이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레누이가 추구하는 ‘완벽한 향수’라는 목표는 인간 내면의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로 인한 폭력과 죽음은 인간 존재의 부조리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결국 ‘향수’는 감각과 욕망, 그리고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영화로, 단순히 사건을 추적하는 범죄 영화의 틀을 넘어서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이 영화는 시각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매우 독창적이며,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