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가버나움'의 줄거리, 배경, 느낀점을 통해 가난과 차별속에 어린아이들을 생각해본다

by viva7580 2025. 2. 21.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2018)

영화 가버나움 줄거리와 배경, 느낀 점

1. 줄거리

영화 가버나움 (Capernaum, 2018)은 가난과 폭력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 불평등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자인(Zain)은 레바논의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12살 소년이다. 그는 출생신고조차 되지 않은 채, 부모의 보살핌 없이 거리에서 생존해야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자인은 어린 동생들과 함께 가난과 폭력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나가지만, 부모는 그들에게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는다. 특히 자인은 사랑하는 여동생 사하르(Sahar)가 강제 결혼을 하게 되면서 극심한 좌절과 분노를 느낀다. 결국 그는 집을 떠나 거리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에티오피아 출신의 불법 이민자 여성 라힐(Rahil)과 그녀의 아기 요나스(Yonas)를 만나 함께 살아가게 된다.

라힐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자인은 갓난아기 요나스를 홀로 돌봐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결국 자인은 범죄 조직과도 엮이게 되고, 마지막에는 체포되어 소년원에 수감된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잇는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법정에서의 장면이다. 자인은 부모를 상대로 “자신을 태어나게 한 죄”로 소송을 건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부분으로, 사회의 무관심과 가난한 아이들의 비극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2. 배경

가버나움은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를 배경으로 한다. 이곳은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극심한 빈부격차와 난민 문제, 불법 체류자 문제 등 수많은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영화는 레바논 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존재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자인처럼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은 교육을 받을 권리도,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도 없다. 또한, 부모의 학대와 방임 속에서 거리로 내몰려 범죄에 쉽게 노출된다.

영화는 단순한 극적인 허구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작품이다. 감독 나딘 라바키(Nadine Labaki)는 영화를 제작하면서 실제 난민들과 빈민가 아이들을 캐스팅했다. 주인공 자인을 연기한 자인 알 라피아(Zain Al Rafeea) 역시 실제로 시리아 난민 출신으로, 촬영 당시 레바논의 빈민가에서 살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적인 요소들이 영화의 몰입도를 더욱 높이며,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3. 느낀 점

가버나움은 단순히 슬픈 이야기로 끝나는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가난한 아이들에게 세상은 어떤 곳인가?”, “이 아이들이 겪는 고통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자인이 단순히 생존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여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낯선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모습은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또한,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장면은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태어난다는 것”이 모든 아이들에게 축복이 아닐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자인은 부모를 미워하지만, 결국에는 그들도 가난과 무지 속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희생자였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장면에서 자인이 사진을 찍으며 살짝 미소를 짓는 모습은 그나마 작은 희망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그 이후의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며, 현실 속 수많은 ‘자인’들이 지금도 같은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